제18화 도깨비와 아이들

 


18화  도깨비와 아이들                                                       

도깨비는 숲에서 여러 아이를 데리고 왔습니다.

갓난아이부터 콧수염이 듬성듬성 난 소년까지

처음엔 도깨비의 얼굴이 무서워 아이들이 피했지만 도깨비가 방망이를 휘두를 때마다 나오는 맛있는 음식에 아이들은 금방 도깨비와 친해졌습니다.

그러나 막내 갓난아이는 젓을 먹지 못해 며칠 있다 죽어버렸습니다

모두 갓난아이를 보내고 화톳불에 둘러 앉아 멍하니 앉아있자 도깨비는 갓난아이를 한입에 덥석 먹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일어나 "집이 필요하겠구나."

도깨비 방망이를 들고 덩실덩실 춤을 추었습니다.

춤이 끝나고 도깨비는 "집 나와라 뚝딱"

그러자 화톳불은 기와집으로 바뀌었습니다.

아이들은 따뜻한 집에 먹을 걱정이 없이 행복한 나날을 지냈습니다.

갓난아이가 죽은 지 2년이 되는 날 도깨비는 들풀을 꺾고 놀던 꼬마 여자아이를 한입에 먹어버렸습니다.

지켜보던 아이들은 놀랐지만 다시 행복한 일상이 계속되자 꼬마 여자아이를 잊어버렸습니다.

또 2년이 지난 후 도깨비는 가장 나이 많은 아이를 한입에 먹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덩실덩실 춤을 추자 아이들도 신나게 따라 추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신나게 춤추고 놀자 모두 나이 많은 소년을 잊어버렸습니다.

그렇게 행복한 2년이 지나자 도깨비는 나무를 해오던 키 큰 소년을 한입에 먹어버렸습니다.

소년은 겨울이 오면 필요할 거라 생각이 들어 장작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무를 한가득 지게에 지고 집으로 올 때 도깨비는 소년과 지게에 맨 장작까지 한입에 먹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즐겁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에겐 도깨비방망이가 있지. 덩덕쿵"

"에헤 걱정이 없다네. 덩기덕"

"에헤"

아이들도 따라 노래를 하고 키 큰 소년을 욕했습니다.

그렇게 돌림노래를 하면서 2년이 지났습니다.

놀다 흙투성이가 된 몸을 씻기 위해 냇가에서 목욕을 하던 쌍둥이 자매를 강물과 함께 한입에 먹었습니다.

"우리에겐 둘은 필요 없어. 똑같으면 구별할 수 없잖아.

그리고 냇물이 흙탕물이 되어 버렸어."

도깨비는 구시렁 구시렁거렸습니다.

아이들도 도깨비를 따라 구시렁 구시렁거렸습니다.

자연을 소중히 해야지. 구시렁 구시렁

너와 나 나와 너 같으면 안 돼. 구시렁 구시렁

아이들의 구시렁거림이 숲을 시끄럽게 할 때쯤

조용히 구석에서 책만 보던 소녀를 도깨비가 책과 함께 먹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에잇! 맛 없어! 먹물 맛은 밍밍하고 책에선 곰팡이냄새가 나네." 그리고 발을 동동 구르기 시작했습니다.

도깨비가 새벽까지 숲을 뛰어다니다 사라지자

남은 남자아이 셋과 여자아이는 숲을 도망가려고 집을 나왔습니다.

이제 웃지도 않고 이야기 하지도 않았습니다.

잠시 숲을 내려가다

남자아이 둘은 나뭇가지를 가지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고 해가 넘어가는지 모르고 칼싸움 놀이를 했습니다.

어둠이 깔리자 도깨비가 나타나 발을 동동 구르다 두 소년을 한입에 먹어버렸습니다.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네.

"자 집으로 가서 잠이나 자자."

도깨비는 남은 아이 둘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자아이 여자아이 둘만 남자 큰집은 썰렁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나도 도깨비가 아이들을 잡아먹지 않자 아이들은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뛰지도 않고, 노래도 하지 않고, 하루는 여자아이가 도깨비에게 물었습니다.

"왜 우릴 잡아먹지 않아?" 그러자 도깨비는 웃으면 "그냥"

의미 없는 웃음만 지었습니다, 그리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예쁜 옷 맛있는 음식 나와라! 뚝딱"

기와집 안에는 각종 보물과 먹을 것이 가득했습니다.

"아무 걱정 말고 애들 많이 낳고 살아라."

도깨비는 새벽닭 소리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두 아이는 큰 기와집에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그래 우리 아이를 낳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

두 아이는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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