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얼굴



얼굴


15화  얼굴

고개를 돌리자 모니터에는 face boom 사이트가 열려 있었다.

face boom 사이트 페이지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 내용을 보여주고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임 광고, 맛있어 보이는 파스타 사진 등이 보여 지고 있었고 하단에 동영상 하나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동영상 속 남자는 50대 중반의 남자였고 얼굴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지만 누구의 얼굴인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동영상 속 남자는 자신의 일상을 핸드폰으로 찍어 올린 것 같았다.

짧게 올린 사진과 동영상들을 이어서 연속으로 보여주는 face boom 사이트 이벤트 같았다.

앞 부분에서는 출근하는 모습 

점심식사, 음식, 영화평 등 다양한 일상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보여 졌고 중간에 동영상들이 가끔 연결되어 보였다.

냉면 사진이 오버랩되면서 동영상이 나왔다.

"거울 속 내 모습 하고 핸드폰 속 얼굴이 다르네."

한 손엔 핸드폰을 들고 전신거울에 비친 중년의 아저씨가 나타났다.

헐렁한 바지에 흰 런닝을 입고 있었고 검은 양말을 신고 있었다.

머리는 희끗희끗 흰머리가 조금 난 50대 중반의 남성이 서 있었다.

다시 산 정상에서 건배하는 사진이 보여 졌고 오버랩되면서 중년의 남자들이 술 한잔 하는 사진으로 바뀌었다.

배경음악도 잔잔한 음악이 나오며 다양한 화면전환을 보여주었다.

"늙었네, 나도." 남자의 짧은 말과 함께 안경을 벗고 이리저리 얼굴을 둘러보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눈가에는 주름이 가득했고 이마에는 작은 점들이 있었다.

"나도 회사에서 나가야 할 나이가 됐나... 아직 괜찮은데... 이 부장 이 인간..."

남자는 다시 안경을 쓰고 희끗희끗한 흰머리를 만지작거렸다.

다시 강아지 사진이 작은 모자이크로 나타났고 이어 젊은 여학생 2명의 졸업사진과 중년 여성의 사진이 나타났다.

모자이크 형태로 사진이 사라지고 동영상이 나타났다.

중년의 남성은 다른 2명의 남자와 함께 단상 위에서 

머리를 밀고 있었다. 뒤에는 투쟁이라는 붉은 글씨가 크게 쓰여 있었고 많은 깃발과 구호 속에 중년의 남자의 머리를 이발기로 미는 장면이 보였다.

다시 거대한 닭튀김 사진이 나타났고 호프집 사진도 나타났다. 음악이 바뀌면서 사라졌다.

병실에 누워있는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이마에 붕대를 묶고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조명에 대머리가 반짝이는 사진이었다. 

"이빨 값이 비싸구먼." 남자는 이빨을 이리저리 거울이 비춰보면서 이야기했다.

이빨에는 교정기가 설치되어 있고 웃을 때마다 금속의 선들이 보였다.

"나라에서 논다고 돈도 주고 좋아. 내가 지금까지 낸 세금 받아야지. 이놈의 실업급여 정말 짜게 주네."

거품 가득 한 호프잔이 나오고 꽃다발을 들고 남자들 사이에서 웃고 있는 사진도 나왔다 사라졌다.

"눈썹이 문제인가?" 중년의 남성은 눈썹을 밀고 있었다.

"많이 늙었네. 젊은 놈이 그렇게 좋아 나도 왕년에는 여자들이 줄줄 줄을 섰지."

이어지는 동영상에는 대머리의 중년 남성이 얼굴을 마구 잡아당기는 영상이 이어졌다.

"이러면 주름이 펴지나? 인터넷은 믿을 수가 없어."

중년의 남성은 얼굴을 문지르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제자리 뛰기를 하기 시작했다.

고구마를 후후 불며 먹는 사진이 나왔고 단풍이 든 산 정산에서 중년의 남성들과 같이 찍은 사진도 나왔다.

화면은 책장 넘기듯 화면이 넘어갔고 해 뜨는 사진이 나타났다.

계속 겨울 산의 모습들이 나타났다. 20장 정도 겨울 산 사진만 보이다 동영상이 다시 나왔다.

바닥에 누워서 중년의 남성의 얼굴을 찍은 영상이었다. 주위에는 술병이 가득했고 남성의 얼굴만 비추다 다시 겨울 산 사진만 나타났다.

5장 정도 겨울 산의 사진이 지난 후 동영상이 다시 시작되었다.

"난 항상 궁금했었지. 거울 속 얼굴과 사진 속 얼굴이 왜 다른지. 사람들이 보는 얼굴은 사진 속 얼굴인지, 거울 속 얼굴인지, 좌우가 바뀐 얼굴이 내 얼굴인지, 내가 보는 거울 속 얼굴은 진짜 얼굴이 아닌가?"

거울과 핸드폰을 번갈아 보며 중년의 남성은 술 취한 듯 이야기했다.

중년 남성의 모습은 대머리에 주변에 삐쭉삐쭉 흰머리만 길게 자라고 있었고 눈은 술에 취해 한쪽 눈만 크게 뜨고 있었다.

눈썹은 없고 그리다 만 한쪽만 눈썹이 길게 그려져 있었다.

다시 술병 사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양한 술 종류가 보였고, 빈병들 사진들이 계속 보였다.

병들이 회오리 형태로 사라지고 동영상이 나타났다.

중년의 남성은 한 손에 드라이버를 쥐고 거울을 쳐다보며 서 있었다.

"내 다 고.. 고.. 고치고 말겠어..." 드라이버를 얼굴에 올리고 볼에다 대고 드라이버를 돌려댔다.

"이 얼굴이 문제인가?" 남자는 피가 나는 얼굴을 보다 드라이버를 던지고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갑자기 화면은 휘 바뀌며 천장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래. 얼굴이 삐뚤어진 게 문제였어! 아래턱이 틀어진 거지. 크크크크 턱만 고치면 다 고쳐질 거야."

잠시 우당탕하는 소리와 으악 비명소리가 나고 동영상은 사진으로 넘어갔다.

가족들이 함께 저녁을 먹는 사진과 같이 여행 간 사진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동영상이 천장만 비추고 다시 파스타 사진과 김밥 사진으로 바뀌었다.

고개를 돌려 거실 쪽을 돌려보았다. 

핸드폰은 거실 바닥에 던져져 있었고 거실은 피로 가득했다.

거실 저편 화장실에 가느다란 팔이 나와 있었다.

팔은 말라 미라가 되어 있었고 주위에는 망치와 깨진 거울이 있었다.

거실과 연결된 주방에는 빈 술병이 깨져 널브려져 있었고 집기들은 모두 부셔져 있었다.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갑자기 공포감이 들기 시작했고 나를 확인해야 할 것 같았다.

고개를 돌리자 모니터에는 face boom 사이트가 열려 있었다.

face boom 사이트 페이지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 내용들을 보여주고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게임 광고, 맛있어 보이는 파스타 사진 등이 보였고, 하단에 동영상 하나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테슬라를 버리다]

타르아4세는 궁금했다

내 비밀하나 이야기 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