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검은 옷의 사람들
제8화 검은 옷의 사람들
-교정 보고서-
제레미 선배와는 연수를 마치고 처음부터 만나게 된 사이입니다.
업무 대부분을 제레미 선배에게 배웠고 지난 3년간 제레미 선배와 나는 최고였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을 가지고 있지만 상부의 지시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히 시행했음을 보고합니다.
이 보고서를 읽는 일반 위원분들을 위해 간단히 업무에 대하여 말씀드리면 사람들이 그냥 쉽게 부르는 퇴마의식, 귀신 들린 사람에게서 악마를 쫓아 주는 일을 하는 사람을 퇴마사라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일은 악마를 쫓아주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타이러스 인들과 교류한 지 벌써 100년이 넘었고 은하계의 반을 여행할 수 있는 세상에 귀신 쫓는 퇴마라니 사람들은 너무 쉽게 자신의 지식에 수준에 이야기를 만들어 버리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퇴마사라 불리지만 사실 뉴로링크 교정사입니다. 우리는 스타쉽 컴퍼니 소속의 뉴로링크 교정 전문가들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우리를 검은 옷의 사람들 유령 사냥꾼 또는 신부나 도력이 강한 도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어디에서는 샤먼 또는 무당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 것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우리가 검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은 스타쉽컴퍼니 회장이 <맨인블랙>이라는 고전 영화 광팬이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검은색 옷을 입는 것을 보고 회사 복장을 검은 옷으로 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사제로 오인받기도 하지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회사 복장일 뿐입니다.
또 하나의 오해는 뉴로링크 교정기의 모형이 십자 모형으로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는 뉴로링크와 외부와 연결 상태를 측정하는 장치로 간섭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치입니다.
가로세로 센터가 십자 모형으로 연결되어 측정자의 이마에 올려두고 측정하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기도 합니다.
또한 측정자에게 뿌리는 것은 대기 중 간섭 입자량을 중화시키기 위한 전자파 중화제입니다.
사람들은 교정 작업하는 모습만 보고 옛날 영화에서 사탄이든 귀신이든 이런 것들을 쫓아내는 장면과 비슷해서 퇴마사라 부르기도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이해의 부족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자유인 마을 사람들처럼 자신들이 만들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하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자유인 마을 사람들은 이 세상이 핵전쟁으로 망해버렸고 자신들만이 살아남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핵전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타이러스 인들의 오해로 비롯된 전쟁이었던 것을 그들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해하려 하지도 않고 자신들이 원하는 이야기만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우리를 퇴마사라 부르는 이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여러 가지 현상들이 다 귀신 소행, 알지 못하는 미지의 무엇인가가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있는 것입니다.
뉴로링크의 오류 중에 간질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사람, 헛것이 보이거나 환청에 시달리는 사람 등 다양한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은 간단한 교정 작업을 통해 교정될 수 있으며 대부분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귀신이 들렸다든지, 악마의 소행이라는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타이러스 인들이 유전자 개선을 위해 전 지구인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백신을 주사한 적이 있습니다.
다 아시는 이야기겠지만 타이러스 인의 전염병 감염을 막는다는 구실로 유전자 변형 약을 주사하였습니다.
그 결과 대부분 전두엽에 뉴로링크 구상체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사실 인류 초기에도 그 기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구상체가 발달한 사람들이 종교적인 부분에서 많은 영향을 가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타이러스 인들은 이러한 구상체를 활성화하는 성분을 바이러스 백신이라 하고 전 인류에게 접종하게 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50년 전 타이러스 인들이 정식으로 발표하였고 뉴로링크를 상용화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타이러스 인과의 대화가 가능해졌습니다.
타이러스 인들은 대부분 텔레파시라고 불리는 형태로 대화를 했기 때문에 인류 중 구상체를 가지고 있는 인류만 의사소통할 수 있었으나 그 이후 대부분 뉴로링크를 통해 타이러스 인들과 의 소통이 가능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타이러스 인들의 네트워크에 접속도 가능하게 된 것입니다.
이상 우리가 퇴마사라 불리는 이유, 뉴로링크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했고 오늘 일에 대하여 보고를 한다면 제레미 선배의 일은 그냥 사고였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뮌헨에서 연락을 받고 그날 저녁 비행기로 소녀의 집에 찾아갔습니다.
그 소녀의 상태는 뉴로링크 과접속, 폭주 상태로 간질 발작을 보였습니다.
규정에 따라 나는 전파 중화제를 소녀의 방에 뿌리고 제레미 선배는 교정기를 소녀의 이마에 대고 뉴로링크 간섭량을 측정하고 있었습니다.
제레미 선배는 우선 절차에 따라 콜싸인 확인 작업을 하였습니다.
뉴로링크는 다양한 서버와 접속할 수 있기 때문에 콜싸인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이름은 무엇인가?” 콜싸인을 호출하였으나 반응이 없었습니다.
제레미 선배는 소녀의 이마에 교정기를 대고 반응을 살펴보았지만 소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제레미 선배를 쳐다만 보았습니다.
제레미 선배가 중화제를 소녀에게 뿌리고 다시 물었습니다. “이름이 무엇인가?”
소녀는 매우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나는 이름이 없는 자 태초부터 너희와 같이 있던 자이다.”라고 답했습니다.
제레미 선배는 당황했지만 다시 중화제를 뿌리며 말했다 “이름이 무엇인가?”
“바~~아 아~~히히히” 갑자기 소녀가 웃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피를 토하고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습니다.
나와 제레미 선배는 911을 급하게 연락하고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소녀를 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소녀는 과접속에 의한 전두엽 파괴로 판명되었습니다.
소녀의 로그 분석결과 666개의 서버에 동시 접속되어 있었고
이미 우리가 교정 작업에 들어가기 전부터 뇌의 90%가 뇌사 상태였습니다.
이상한 것은 90% 이상 뇌사상태인데 우리를 보고 반응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었지만 나로서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제레미 선배의 행동들이었습니다.
제레미 선배는 갑자기 모든 것에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하였고 주위를 냄새 맡기 시작하였습니다.
선배에게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바람의 향기도 좋고 느껴지는 촉감이 너무 좋다고 하며 바닥에 누어 손으로 흙을 만지고 먹고 하였습니다.
이상함을 느낀 나는 교정기를 들어 제레미 선배의 이마에 가져가서 “이름이 무엇이냐”라고 접속 서버 확인을 시도하자 제레비 선배는 갑자기 일어나 차도로 뛰어나가 버렸습니다.
“선배 어디 가는 건가요?”라고 묻자 한 번 뒤를 돌아본 뒤, 차들이 다니는 도로 한복판으로 뛰어들었고 달려오는 차와 충돌하여 그 자리에서 운명을 달리했습니다.
이것이 이번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입니다.
아직까지 제레미 선배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는 모르는 일이고 선배의 뉴로링크 데이터 분석이 끝나야 정확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사실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며 뉴로링크 로그와 비교하였을 때 차이가 없음을 확인합니다.
붙임 : 제레미 아인 뉴로링크 로그 데이터 1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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