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화 졸업작품

졸업작품


4화  졸업작품

 민호가 카페에 들어오기 전부터 정희와 민지는 수미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민호가 가벼운 인사를 건넸지만 정희와 민지는 가벼운 손 인사만 하고 그의 험담을 이어갔다.

"정말 수미의 버럭 하는 성격을 고쳐주고 싶어."

 정희가 민지에게 격양되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맞아! 맞아! 아무리 예쁘고 과제를 빨리 처리하면 뭐 해."     

 민지도 정희 이야기에 맞장구를 치고 있었다.

민호는 그들의 이야기를 말리고 싶었지만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자리를 잡고 앉아 노트북을 꺼냈다. 마침 석민이 카페로 들어왔다.

"석민아 왔어? 난 아메리카노! "

민호는 카운터를 가리키며 석민에게 손 인사를 했다.

석민은 알았다는 듯이 카운터로 향했다.

민호가 테이블에 노트북을 세팅하는 동안에도 정희와 민지는 계속 수다를 이어갔다.

"수미 저번 테스트 때 감독관한테 대든거 알아?"

"감독관이 가족관계 물어볼 때 말이지?" 민지가 정희의 말에 크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정말 당황스럽더라고. 화를 낼 줄은 몰랐어."

민호는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자 이제 수미 이야기는 그만하고 이번 졸업작품에 집중해!"

"수미 성질만 고치면 졸업작품전에 충분히 가능할 텐데... 안 그래 선배?" 정희가 삐죽거리며 민호에게 쏘아붙이듯 말했다.

"선배가! 수미를!" 민지가 말을 하려다 말고 민호만 노려보았다.

"자~~ 이제 그만" 석민이 커피를 들고 민호 옆에 앉았다.

"민호는 지금 수정이한테 빠져 있다고 크크크크 수미는 잊어줘!!"

 석민이 장난스럽게 커피를 민호에게 전달하며 말을 계속해나갔다.

"수정이와 수미를 비교하는 것 좀 그렇지만 나도 수정이가 당연히 좋아, 순종적이지 여성스럽지 반면에 수미는 음, 버럭하는 것도 그렇고... 조금 부담스러워."

민호는 이번 졸업작품을 꼭 테스트에 통과시키고 싶었다. 이번 테스트는 졸업작품만일 뿐만 아니라 스타쉽컴퍼니에 채용이 보장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애들아 이번 테스트 통과하면 우리 조는 스타쉽컴퍼니에 들어가는 거라고 이렇게 중요한 졸업작품전 준비를 수다로 다 보낼 참이냐? 시간이 없다고" 민호는 정희와 민지에게 짜증이 가득 섞인 말투로 이야기했다.

"민호 선배가 수미랑... 3년이라고... 수정인 뭐야... 수정이 짝퉁... 난 이해가 안 돼... 나도 수미 성격이 마음에 들진 않아. 그렇지만 졸업작품 제출 한 달 남겨두고 수정이랑... 수정이가 뭐냐고...." 민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민호에게 쏘아붙이듯 이야기했다.

"수미 이야기 그만해! 난 수미 성격에 지쳐 버렸어. 난 수미를 이해할 수 없어 버럭버럭하는 것도 그렇지만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사람과 나를 대하는 태도도 이중적이야. 잘난 척하고!" 민호는 민지에게 화를 내버리고 말았다.

"그건... 선배가... 그렇게 만든 거잖아..." 민지는 화나 있는 민호에게 울먹이며 이야기하고 자리에 털썩 앉았다.

카페 안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다행히 카페 안에는 4명 외 다른 손님은 없었다.

석민이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큰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자, 민호가 맘이 더 아프겠지. 나도 수미 성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머리가 좋은 건 인정해. 성격에 따라 머리가 좋아질 수 있다. 이것이 우리 졸업작품의 주제이기도 하잖아. 객관적으로 수정이 머리가 나쁘다고 느끼기는 해. 백치미라고 해야 하나? 그러나 테스트 결과는 보면 알 수 있잖아. 성격과 처리능력과는 상관이 없어. 그냥 우리가 느끼는 차이일 뿐이야."

석민은 노트북을 꺼내며 말을 이어갔다

"졸업작품으로 돌아가서  두 번의 테스트에서 하드웨어 차이는 없었어. 그리고 처리결과도 같았어. 그러나 감독관의 태도가 달랐지. 감독관도 사람이니 100% 객관적일 수는 없다고 생각해."

석민이 노트북을 조원들이 보이는 방향으로 돌렸다.

"역시 받아들이는 사람이 문제인가?" 민호가 관심을 보이며 노트북을 석민에게서 받아 들었다.

"난 인정할 수 없어."

 정희는 가지고 있던 다이어리를 펴며 말을 이어갔다.

"사람의 감정은 사람의 신체 즉 하드웨어의 영향을 받아 쌍둥이라도 다른 성격을 갖게 되지. 그러나 이건 같은 하드웨어의 인공지능이라고. 성격은 외부요인이야."

"꼭 그런 것 같지 않아." 민지가 정희의 이야기를 막고 이야기를 했다.

"수미의 경우도...."     

"이제 그만 수미 이야기는 그만하자."

 민호가 민지에게 주의를 주듯 이야기를 잘라버렸다.

"다른 요인을 찾아보자고." 민호는 민지의 말을 끊고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버렸다.

석민은 민지를 보며

"졸업작품전 때문에 예민해서 그래."

손가락으로 입을 막는 시늉을 했다. 그러자 정희는 민지를 보며 머리가 터져나가는 흉내를 내며 웃었다.

민호가 화장실을 다녀왔을 때에서 정희와 민지는 수미의 수다를 계속하고 있었고 석민은 노트북으로 데이터들을 확인해보고 있었다.

민지가 민호를 보자

"선배는 수미와 대화할 때 수미가 왜 화를 냈는지 기억해?"

"음... 가끔 내가 문자에 답장이 늦거나. 기억해야 할 것을 잊었을 때?"

"그럴 땐 나도 화가나."

"그러나 너랑 수미가 같아?"

"무엇이 틀려? 무시 받는 느낌을 받으면 화가 난다고..."

"내가 민지 너를 무시한 적 있니? 아니 왜 동일시하는 거지? 이해할 수가 없어."     

"잠시만 지금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 볼게!"

 석민이 둘의 이야기를 자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정희는 외부 영향과 하드웨어 문제라고 생각하고, 민지는 무시 받고 있다고 생각해서고, 즉 자존감에 대한 문제다 이거지?"

"자, 이제 말해보게 민호. 자네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무엇이인가?”

"음,,,"

민호는 테이블에 앉으며 이야기 했다.

"문제는 기억이 아닐까? 순간순간 잊어버리는 거지. 그리고 금방 기억이 나는 거지. 순간의 당황"

"말도 안 돼." 정희가 아니라는 듯 손을 흔들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거짓말을 진실로 믿어버리거나 리플리증후군처럼 거짓말을 덮으려 더 큰 거짓말하는 성격이 나타나지 않을까?"

잠시 침묵이 흘렀다.

민호가 석민에게 노트북을 보여 달라는 손짓을 했다.

"석민아, 수미 테스트 때 단기 기억 처리 계수를 확인해 봐. 수정이 단기 기억 처리 계수랑 차이나?"

석민이 노트북을 만지작거리더니 재미있다는 표정을 하고 민호에게 노트북을 보여주었다.

"어 정말 차이가 있네!"

"뭐?" 정희와 민지가 같이 벌떡 일어나 민호 뒤에 가서 노트북을 같이 쳐다보았다.

"수미의 화내는 성격이 단기 기억력이 짧아서 그랬단 말이야? 믿을 수 없어." 정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노트북을 쳐다보았다.

"석민 선배, 그럼 수정이의 단기 기억 계수를 바꿔주세요."

 민지가 석민에게 노트북을 가리키며 말했다.

......

며칠 후  

민호는 웃는 얼굴로 카페로 들어섰다.

정희와 민지는 여전히 수미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석민은 노트북을 만지고 있었다.

"자 결과가 나왔다." 민호는 노트북을 꺼내들었다.

석민과 정희와 민지는 민호 옆으로 모여들었고 노트북을 함께 보았다.

"안녕하세요. 수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는 스타쉽컴퍼니의 개인 인공지능 1.0입니다. 당신의 일상을 매니징해 드리고 있습니다."

"와~~ 정말 스타쉽컴퍼니 os에 기본 장착되는 거 맞아?" 정희가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민지와 함께 카페 안을 뛰어다녔다.

"인공지능에 성격을 부여하는 것이 처리 성능을 높이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는 주장이 기존 스타쉽컴퍼니 os팀의 의견과 달라서 애를 먹였지."

"그렇지만 그건 os팀에 합류에서 함께 풀기로 했어."

 민호는 신나서 손가락을 들어 보이며 이야기했다."     

 "그럼 우리 전부 스타쉽컴퍼니에 들어가는 거야?" 민지가 민호에게 웃으며 물어보았다.

"당연하지. 수미의 버럭버럭하는 성격은 단기 기억이 짧게 설정되어서 그랬던 같아. 수미의 성격에는 문제가 없었어."

"그리고 수정이와 수미 차이도 스타쉽컴퍼니에선 매우 재미있게 생각하는 것 같아. 결국 수정이는 수미의 성격에서 버럭버럭하는 성격을 고치기 위한 수미의 클론 버전이었으니까. 두 인공지능 차이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있는 주제가 된 것 같아."

민호는 신이 나서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애들아 우리 팀은 다음 주부터 스타쉽컴퍼니 인공지능 os개발팀에 출근하게 됐어!"

"아싸! 스타쉽컴퍼니 인공지능 디자인 팀!"이라며 석민도 기쁨에 큰소리로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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